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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꿩나무와 가막살나무의 비교
敬甫(경보)
2007. 5. 28. 22:40
[덜꿩나무]
덜꿩나무는 가막살나무에 비해 잎이 작고 폭도 좁으며 잎 끝이 조금 길게 좁아진다. 또한 덜꿩나무의 잎은 잎자루가 짧아 줄기나 가지에 달라붙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잎자루 밑에 있는 턱잎은 덜꿩나무에는 있으나 가막살나무엔 없다. 가막살나무는 수술이 꽃갓의 높이보다 훨씬 높게 보이며, 꽃갓의 겉에 털이 있다. 그리고 가막살나무의 열매는 길이에 비해 폭이 좁아 달걀 모양의 길둥근꼴에 가깝다.
지금쯤이면 붉은빛의 열매를 우산살 모양으로 다닥다닥 다는 덜꿩나무와 가막살나무. 이 두 나무는 흰빛의 꽃과 붉은빛의 열매가 보기에 좋아 공원이나 정원에 관상수 또는 조경수로 많이 심고 있다. 두 나무 가운데 최근 조경수로 많이 심어 기르는 나무는 덜꿩나무이다. 꽃과 열매의 모양이나 생육 특성이 비슷한데도 가막살나무보다 덜꿩나무를 많이 심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 억지스런 이유라도 들라면 아마도 덜꿩나무가 가막살나무보다 흔해 열매 채취가 쉽기 때문일 것으로 보이지만 확신은 없다.
덜꿩나무와 가막살나무는 겨울에 잎이 떨어지는 갈잎의 넓은잎 떨기나무이다. 높이 2∼4m까지 자라며 줄기는 곧지만 밑동에서 많은 가지가 마주나기로 갈라져 포기를 형성한다. 줄기의 골 속은 속심(髓)이 흰빛 또는 회갈색이며 꽉찬다. 수평적으로는 황해도·강원도 이남의 숲속이나 숲 가장자리에 자라며, 수직적으로는 해발 100~1,500m의 산기슭에 자생한다.
자생의 생육 특성은 햇빛이 있는 양지와 그늘진 음지에서 모두 잘 자라며 마른 땅에도 비교적 잘 견딘다. 추위를 이기는 내한성이 조금 강하고 내조성과 내공해성은 보통이다. 번식은 가을에 익는 씨를 채취해 2년 간 노천매장했다가 봄에 파종한다. 포기나누기 또는 꺾꽂이로도 증식이 가능하다. 열매는 신맛이 있지만 먹을 수 있다. 두 나무의 다른 점은 대략 다음과 같다.
덜꿩나무 가지·겨울눈에 샘점 없어
덜꿩나무의 작은 가지는 회색을 띠는 적갈색이며 별 모양 털이 빽빽하고 묵은 가지는 회갈색을 띤다. 가막살나무의 작은 가지는 보통 회록색이고 둔한 모서리줄이 있으며 긴 별 모양 털과 샘점이 있고 묵은 가지는 회갈색을 띠며 샘점 모양의 껍질눈이 흩어져 있다. 즉 덜꿩나무의 작은 가지는 샘점이 없으나 가막살나무에는 샘점이 있는 점이 크게 다르다. 나무껍질은 가막살나무가 덜꿩나무보다 회갈색이 짙고 조금 밋밋하다.
겨울눈은 두 나무 모두 달걀꼴이며 가지의 끝에 1개의 끝눈과 2개가 마주나기하는 곁눈이 달리고 끝눈이 곁눈보다 크며 4(2)개의 눈비늘로 덮여 있다. 그러나 겨울눈은 덜꿩나무가 길이 4∼5mm로서 가막살나무의 길이 4∼7mm보다 작고, 눈비늘의 겉은 덜꿩나무가 별 모양 털만 있으나 가막살나무는 별 모양 털과 샘점이 함께 있다.
가막살나무 턱잎 없고 잎자루 길어
잎의 형태는 덜꿩나무와 가막살나무의 차이가 뚜렷하다. 우선 잎몸의 다른 점을 보자. 덜꿩나무의 잎몸은 달걀 모양의 길둥근꼴 또는 거꿀달걀 모양의 길둥근꼴이며 길이 4(3)~10cm, 폭 2~5cm로서 잎 가장자리는 뾰족한 이빨 모양의 톱니가 있다. 그리고 가막살나무의 잎몸은 넓은 달걀 모양의 둥근꼴 또는 거꿀달걀 모양의 넓은 길둥근꼴이며 길이 6(5)~13(15)cm, 폭 5(3)~10(13)cm로서 잎 가장자리는 얕은 이빨 모양의 톱니가 드물게 있다. 즉 덜꿩나무의 잎몸은 가막살나무보다 길이와 폭이 모두 작고, 길이에 비해 폭이 좁으며, 잎 가장자리의 톱니가 가막살나무보다 깊고 뾰족하다.
잎 끝은 덜꿩나무가 점차 좁아져 길게 뾰족하지만 가막살나무는 둔하고 급하게 좁아져 아주 짧게 뾰족하다. 잎 밑은 덜꿩나무가 줄기에 거의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나 가막살나무는 줄기와 뚜렷하게 떨어져 있다. 잎 앞면은 덜꿩나무가 가막살나무보다 짙은 녹색이며, 가막살나무는 그물잎줄이 발달해 덜꿩나무보다 울퉁불퉁한 주름이 많은 것처럼 보인다. 잎 뒷면은 덜꿩나무가 황록색 또는 연한 녹색이며 별 모양 털이 가막살나무보다 빽빽하고 특히 잎줄 부분에 흰빛이나 갈색의 긴 비단털이 모여 있으며 샘점이 없고, 가막살나무는 연한 녹색이며 별 모양 털과 홑털이 있고 샘점이 있다.
잎자루는 덜꿩나무가 길이 2∼4(6)mm로서 가막살나무의 길이 6∼16(20)mm보다 짧다. 그래서 덜꿩나무의 잎은 줄기에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특히 잎자루 밑에 있는 턱잎은 덜꿩나무에는 있으나 가막살나무에는 없다.
가막살나무 수술은 꽃갓보다 훨씬 길어
덜꿩나무와 가막살나무의 꽃은 너무 비슷해 구별이 쉽지 않다. 꽃의 공통점은 4∼6월에 흰빛으로 피며 잎이 마주나기한 어린 가지의 끝에 겹우산꽃차례로 작은 꽃이 많이 달린다. 꽃받침은 윗부분에서 5갈래로 갈라지며 별 모양 털이 있다. 꽃갓은 윗부분에서 5갈래로 갈라지고 갈라진 꽃갓 조각은 달걀 모양의 둥근꼴이며 활짝 벌어진다. 수술은 5개이며 수술대는 꽃갓보다 길다. 암술은 1개이며 암술머리는 3갈래로 갈라진다.
꽃의 다른 점이 있다면 꽃차례는 덜꿩나무가 폭 6(3)~8cm로서 가막살나무의 폭 10(8) ~12(15)cm보다 좁다. 꽃줄기와 꽃자루는 덜꿩나무가 별 모양 털만 있으나 가막살나무는 별 모양 털과 샘점이 함께 있다. 꽃싸개는 덜꿩나무가 줄꼴이고 길이 0.5∼2mm이지만 가막살나무는 바소꼴이고 길이 1mm이다. 가막살나무의 꽃갓은 겉에 털이 있으나 덜꿩나무의 꽃갓은 겉에 털이 없다. 꽃갓의 폭은 덜꿩나무가 5∼6(7)mm이고 가막살나무가 5mm 정도이다. 수술대는 덜꿩나무가 꽃갓의 높이보다 약간 높지만 가막살나무는 길이 3.5m로서 훨씬 높다.
덜꿩나무 열매는 둥근꼴에 가까워
열매의 공통점은 굳은씨 열매이고 9월에 붉은빛으로 익으며 광택을 띤다. 씨는 윗부분에 2줄, 아랫부분에 3줄의 홈이 있다. 그러나 덜꿩나무의 열매 모양은 달걀 모양의 둥근꼴이지만 가막살나무의 열매 모양은 달걀 모양의 길둥근꼴이다. 열매 크기는 변화가 많지만 보통 덜꿩나무가 길이 6∼7mm, 지름 4∼6mm이고 가막살나무가 길이 5∼5.5mm, 지름 3(4)mm로서 덜꿩나무의 열매가 가막살나무의 열매보다 조금 크다.
한편 이 두 나무와 비슷하게 보이는 식물은 우리 나라에 여러 종류가 있다. 잎만 언뜻 보기에 이 두 나무와 비슷한 나무로는 산분꽃나무·분꽃나무·산가막살나무·분단나무·가새덜꿩나무·개덜꿩나무 등 여러 종류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나무들의 차이점을 좀더 분명하게 알아보기 위해서는 여러 문헌을 참고해 숙지하거나 전문가에게 문의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가막살나무]